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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뿐 아니라 악어도 꼬리를 재생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도마뱀이 외부의 공격으로 꼬리를 잃고도 재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로 도마뱀보다 훨씬 거대한 파충류인 악어 일부에서도 꼬리를 재생시키는 능력이 확인됐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은 상처를 회복하는 능력이 있지만, 도마뱀과 멕시코 도롱뇽(Ambystoma mexicanum) 등과 달리 손상된 부분을 통째로 재생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복구 속도도 매우 느리다. 또 이렇게 재생된 흉터 조직은 정상 조직에 비해 기능이나 감도가 떨어져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애리조나 주립대 생물학자인 신디 수(Cindy Xu) 박사 연구팀은 파충류가 가진 재생 능력의 비밀을 규명하기 위해 어린 야생 미시시피악어에서 재생된 것으로 보이는 꼬리를 분석했다.
미시시피악어는 다 자라면 4m가 넘는 거대한 파충류로, 수컷 간의 세력 다툼 등의 과정에서 종종 꼬리가 잘리는 일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몇 년의 시간에 걸쳐 잘린 꼬리가 재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확보한 재생된 꼬리 샘플을 자기공명영상(MRI)과 X-ray로 분석한 결과, 미시시피악어의 꼬리 재생 능력이 실제로 확인됐다. 채취된 샘플 중 하나가 아래 이미지다.
재생된 꼬리 끝부분을 보면 원래 꼬리와 형태적으로 구별될 뿐만 아니라 색상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수 박사는 이것이 손실된 후 재생된 꼬리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재생된 꼬리의 조직은 매우 복잡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연골로 이루어진 중심 골격이 혈관과 신경 등에 둘러싸인 구조까지 깔끔하게 재생된다.
또 골격근은 재생되지 않았지만, 대신 콜라겐 섬유로 구성된 결합 조직이 형성된다. 도마뱀은 골격근을 재생해 꼬리를 휘두를 수 있는 반면, 악어 꼬리는 이 기능을 하지 못한다. 재생 부위는 최대 약 23cm, 몸길이의 약 18%에 이르는 사례도 확인됐다.
수 박사는 "연골·혈관·신경·비늘의 재생은 연구실에서 진행된 과거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그러나 마치 흉터가 남는 것처럼 골격근 대신 결합 조직이 형성된다는 것은 놀라웠다"고 언급했다.
아래가 재생된 꼬리 조직을 나타낸 이미지다. 꼬리에는 짙은 갈색으로 표시된 골격근이 존재하지만 재생된 선단부에 분홍색으로 표시된 결합 조직이 골격근 대신에 자리하고 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켄로 쿠스미(Kenro Kusumi) 애리조나대 교수는 "악어, 공룡, 조류의 조상은 약 2억 5천만 년 전에 갈라졌다. 악어가 복잡한 꼬리를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반면 조류는 그러한 능력을 상실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의 과정에서 언제 재생 능력을 잃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레베카 피셔(Rebecca Fisher) 애리조나대 교수는 "다양한 동물이 어떻게 신체 조직을 복구·재생할 수 있는지를 규명한다면 이를 활용한 새로운 의료적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당 분야의 연구가 앞으로 관절염 등의 질환 치료와 재생 의료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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