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전 한반도에 두 발로 걷는 거대 원시악어 살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약 1억1천만년 전 백악기 한반도 남부 호숫가에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몸길이 3m 거대한 원시악어가 공룡과 익룡, 포유류 등과 함께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주교대 한국지질유산연구소 김경수 소장(과학교육과 교수)은 12일 경남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에서 발견된 이족보행 발자국 화석 100여개 주인공은 현대 악어의 조상 격인 백악기 원시악어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가 미국 콜로라도대 마틴 로클리 교수, 호주 퀸즐랜드대 앤서비 로밀리오 교수 등과 공동연구로 밝혀낸 이런 사실은 이날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이 연구 결과는 악어류에서 지금까지 네발로 걷는 것만 발견돼온 것과 달리 백악기에 2족보행 악어가 있었음을 처음 발견하고, 주인공 논란을 빚어온 남해 가인리 이족보행 발자국 화석도 악어 발자국임을 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은 서포면 자혜리 전원주택 부지 조성공사 지역으로 약 1억1천만년 전 퇴적된 백악기 진주층에 해당한다.
동물들이 무리 지어 한 방향으로 걸어간 것처럼 길이 18~24㎝의 발자국 화석들이 일렬로 늘어선 형태로 발견됐으며, 그동안 날개가 있는 익룡의 발자국일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연구팀이 보존상태가 매우 좋은 이들 발자국을 정밀 분석한 결과 발자국의 주인공은 2족 보행 동물이며, 발자국의 크기와 화석에 남아 있는 뚜렷한 발바닥 피부 자국 등을 볼 때 대형 원시악어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발자국 길이 등을 토대로 원시악어의 몸길이를 최대 3m 정도로 추정하고, 이들 발자국 이전에 발견된 고양이 정도 크기의 작은 4족 보행 원시악어 발자국인 '바트라초푸스'(Batrachopus)에 '크다'는 의미를 붙여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Batrachopus grandis)라는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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