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국여행 검색하면 빈페이지… 한국영화·드라마도 사라져
2년 전 한국이 '미국의 MD(미사일 방어 체계) 참여,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3불(不)' 입장을 표명하고, 한·중 양국은 교류를 정상화하기로 하면서 학술 교류 등은 정상화됐다. 하지만 관광·문화 산업 분야에서는 한한령(限韓令)이 풀릴 기미가 없다는 게 현장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지난 2~3년 사이 중국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한령이 풀린다고 해도 전과 같은 한류(韓流)나 환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관광: 4불(不) 여전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444만108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27% 늘었다. 하지만 사드 보복 직전인 2016년(1~9월·633만4312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적은 수준이다.
2017년 3월 시작된 여행 한한령은 2017년 10월 '3불 합의' 직후 조금씩 풀리는 듯 보였다. 중국 여행사들이 베이징, 산둥을 시작으로 총 6개 성(省), 시(市)에서 한국행 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여행 상품에 대해서는 '4불(不)'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4불이란 한국 여행 상품과 관련해 '인터넷 광고, 크루즈 이용, 전세기 이용, 롯데면세점 등 롯데 관련 코스 포함' 금지 조건이다. 롯데의 경우 사드 부지를 제공해 보복 대상이 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여행객들은 대부분 인터넷, 모바일로 여행 상품을 찾는데 이를 막아 놓으니 사실상 팔을 묶어 놓고 '마음껏 야구를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이런 관행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때마다 중국 정부는 "업계 결정"이라며 책임을 회피한다. 하지만 중국여행사총사유한공사(CTS) 등 대형 여행사들이 한결같이 홈페이지에 한국 상품을 올리지 않은 것은 정부 지시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공연: 가수·아이돌그룹 공연은 중단, 한국 뮤지컬은 무대에 올라
한국 가수들은 2016년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 중국 본토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열지 못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인 'BTS'는 최근 끝난 세계 순회공연에서 중국 본토가 아닌 대만과 홍콩에서 한 차례씩 공연을 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공연을 신청해도 허가가 안 나고,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고 했다.
중국이 투자해 한국에 설립한 연예기획사인 '위에화 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인 멤버만 중국 활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중국 활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SM엔터테인먼트 등은 중국 현지 법인을 만들고 중국인으로만 구성된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있다.
한국 뮤지컬은 중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라이선스 공연 방식이다.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 원작(原作)을 가지고 중국 배우를 캐스팅해 하는 공연이다. 창작 뮤지컬 '빨래'는 2017년 처음으로 중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펼친 데 이어 작년에 상하이와 베이징에서도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뮤지컬 공연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인이 중국어로 공연하는, 이른바 현지화 작업이 쉬운 한국 뮤지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영화·콘텐츠: 동영상 사이트에서 사라진 한류
'아이치이'는 중국에서 2016년 한국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방영해 한류를 일으켰던 중국 동영상 사이트다. 태양의 후예는 조회 수가 20억회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였다. 이 업체는 이후에도 한국 드라마 판권을 샀지만 한한령이 시작된 이후 방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사이트에는 2017년 이후 한국 영화, 드라마가 단 한 편도 안 올라와 있다. 2016년 '터널' 등 영화 2편이 올라온 게 마지막이다.
2016년 이후 중국 내 영화관에서도 한국 영화가 사라졌다. 영화 '신과 함께'가 중국 개봉을 위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도 중국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 '기생충'은 중국 한 지역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인 이유'로 상영 전날 갑자기 취소됐다. '기술적인 이유'라는 표현은 정확한 이유를 대기 힘들 때 하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양국 문화 교류를 직접 언급하기 전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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