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성 경험을 자유롭게 말하기 어렵다"
"민망하고,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 것 같아서 누구와도 자위 얘기를 하지 않아요. 남들은 어떻게 하나요?" 여성신문과 우머나이저의 여성 자위 실태 설문조사 참여자들이 가장 많이 남긴 질문이다. 자위가 남성의 문제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성에게도 자위는 일상의 경험이다. "자위 경험 있는" 여성이 응답자 2402명 중 97%였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은 자신의 성 경험을 자유롭게 말하기 어렵다. 여성의 성욕을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 내 몸과 성을 나도 잘 모른다는 당혹감과 수치심 때문에 지금도 많은 여성이 인터넷 익명 게시판으로만 경험담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여성의 몸과 섹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가려지고 지워진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20대~50대 여성 6명의 자위 이야기를 기록한 이유다. 자위 자체에 관한 정보보다, 성에 무지했던 여성들이 자위 경험을 통해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인터뷰 대상자는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심층 인터뷰 참여 의사를 밝힌 1951명 중 20~50대 세대별 1명씩 무작위 선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임을 고려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성신문·우머나이저의 설문조사 결과 '다른 여성들이 어떻게 자위하는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만의 자위 방법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50세) 처음엔 손으로 했어요. 지난해부터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섹스토이를 사용해 무척 만족스러운 자위를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보거나 상상하며 자위하진 않아요. 오로지 제 몸에 집중하면서 어느 부위에서 어떤 느낌이 오는지 느끼려다 보니 파트너와의 섹스보다 훨씬 더 많은 기쁨을 알게 됐어요.
(B, 45세) 저는 그냥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누르며 동그랗게 빠르게, 천천히 돌리면서 압박합니다. 케겔 쪽에도 힘을 줬다 뺐다 하며 쾌감을 느끼는데 아주 짧은 시간에도 반응해요. 영화나 성인용 웹툰을 보면서 할 때도 있어요. 뜨겁게 키스하는 상상을 하면서, 또는 이상형에 기대어 몸 냄새를 맡고 친밀감을 느끼는 상상을 하면서 합니다.
(C, 44세) 혼자 해외 유학 중 안전하게 성생활을 할 방법을 찾다가 섹스토이를 접하고 자위를 시작했습니다. 주로 섹스토이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면서 자위하는데 무척 만족합니다. 요즘은 1일 1자위를 할 정도로 푹 빠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울로 클리토리스를 보면서 제가 자극을 느끼는 지점과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먼저 전체적으로 진동 마사지를 하듯이 자극하다가, 클리토리스에 반응이 오기 시작하면 클리토리스를 집중 자극합니다. 5분 정도 마찰 자극하면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고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올라가다 다시 떨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온몸이 뜨거워지고 땀이 나기도 합니다. 이 느낌이 오르가슴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랑과 섹스 후 혼자 자위하기도 합니다. 신랑이 클리토리스 자극을 해주지만 오르가슴을 못 느끼고, 보통 바로 삽입 섹스로 진행되다 보니 만족하지 못합니다. 신랑 모르게 혼자 자위하며 오르가슴을 느끼는 게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음악은 끄고 제 몸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가끔은 성인만화 등 시각적 자극을 느끼며 자위하는 게 좋고, 새로운 이성과의 섹스를 상상하는 것을 즐기고, 클리토리스 부위가 뜨거워질 때 자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D, 32세) 꽤 어릴 적 자위를 시작했습니다. 그게 자위인지도 모르고 어쩐지 하고 싶어서 했어요. 청소년기까지는 압박 자위를 했고 점점 외음부 자극과 삽입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섹스토이를 갖고 있어요. 여유가 있고 자위가 '땡기는' 날은 섹스토이 서랍에서 쓰고 싶은 것을 골라 도전해보기도 합니다. 요즘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섹스토이만 쓰거나, 딜도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기분에 따라 소설·만화·영상 등을 보며 하거나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자기 전 가볍게 하고 싶을 때는 압박 자위를 즐겨 합니다.
(E, 27세) 웹툰이나 넷플릭스 작품 속 장면이나 상황을 생각하거나 상상하며 자위합니다. 애인과의 섹스 생각을 할 때도 있고요. 손보다 기구를 쓰는 편입니다. 삽입 자위로는 잘 느끼지 못해서 진동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주는 기구를 제일 많이 씁니다.
(F, 23세) 기구는 쓰지 않고 손으로 합니다. 주로 포르노나 19금 소설을 보거나 남자친구와의 관계 당시를 상상하며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르노, 19금 소설 속 묘사 때문에 오히려 불쾌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점점 그런 것들을 이용하지 않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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