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홍콩 지지 포스터에 "지지하는 사람의 어머니는 위안부"
[홍콩 시위] '홍콩 지지' 토론회, 200명 참석 성황…대자보 훼손 갈등 속 "홍콩 응원" 목소리 높여
“나는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 홍콩에 있는 우리 친구와 가족들은 더 큰 위협을 받고있다. 나는 간단히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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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 홍콩에 있는 우리 친구와 가족들은 더 큰 위협을 받고있다. 나는 간단히 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나는 마스크를 끼지 않는다.” 13일 저녁 서울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2층 생활도서관에서 광둥어가 울려퍼졌다. 즉각 한국 학생이 번역에 나섰다. 토론회장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노동자연대)이 주최한 ‘홍콩 민주항쟁 왜 지지해야 하는가?’ 토론회는 지난 6월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홍콩의 학생을 만나는 자리였다. 5평 남짓한 공간에 200명 가량의 학생과 시민이 모였다. 한국 학생·시민뿐 아니라 분쟁 당사자인 홍콩·중국 학생도 자리했다. 미국, 티벳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유학생도 있었다. 노동자연대가 예상한 참석 인원은 30명이었다. 자리가 모자라 일부는 문 밖 바닥에 앉았다.
홍콩 학생 대부분은 이날 마스크를 끼고 토론회에 왔다. 맨얼굴을 드러낸 학생은 몇 보이지 않았다. 한 홍콩 학생이 “지금 홍콩 어떤 상황인지 말하기가 몹시 두렵다. 어떤 공격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이다”라며 중국 정부의 홍콩 탄압에 두려움을 표했다. “경찰들이 시위대에게 무슨 행동 하는지 봤느냐. 사람을 총으로 죽였다. 우린 그 장면을 라이브로 똑똑히 봤다”며 괴로워하는 이도 있었다. 홍콩 학생들은 동료의 발언에 중간중간 눈물을 흘렸다. 한국 학생 ㄱ씨는 “마스크 낀 이들의 모습 자체가 얼마나 홍콩이 중국과 크게 갈등하는지, 얼마나 두려움이 큰지를 상징하는 것 같다”며 “우리도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홍콩인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노동자연대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 자체가 두려움과 응원의 산물이었다. 노동자연대 소속 학생들이 지난 11일 오후 3시쯤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부착한 “홍콩 항쟁에 지지를!” 대자보가 계기였다. 노동자연대는 대자보를 게시한 지 한시간이 조금 지난 4시20분쯤 대자보가 떼어졌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후 두 차례 더 대자보를 붙였지만 모두 훼손됐다. 대자보를 망가뜨린 게 중국 학생들일 거라 추정했다. 다음날인 12일 새벽 페이스북 페이지에 ‘13일 저녁, 홍콩 시위 지지 토론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급하게 밝혔다.
토론회를 앞둔 13일 낮에는 한 홍콩 유학생이 SNS상 중국어 게시물을 캡쳐해 노동자연대에 제보했다. 번역하면 “어떻게 고대에서 이런 토론회를 열도록 장소를 제공할 수 있냐! 토론회를 파괴하러 갈 친구들을 모은다!”는 내용이었다. 토론회 알림글 일부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의 엄마는 위안부”라는 문장을 적고 간 사람도 있었다. 노동자연대는 고려대학교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 ‘긴급 호소’라며 게시물을 올렸다.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이 토론회를 무산시키려 사람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학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어렵게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홍콩 민주화 지지의 뜻을 모았다. 자신을 티벳 출신이라 밝힌 유학생은 “티벳도 중국의 독재 때문에 어려운 일을 겪고 있다”면서 홍콩 시민을 응원했다. 그는 “자유, 인권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홍콩 시민들을 지지한다”면서 “홍콩 시위는 홍콩뿐 아니라 티벳 등 소수민족들, 나아가 전세계 민주주의를 지도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맡은 김영익 노동자연대 기자는 “마르크스가 살아나서 홍콩에 간다면, 뭐라고 할까 궁금하다. 이건 내가 말한 사회주의가 아니다, 독재랑 똑같지 않은가 하며 홍콩 시위를 편들 것 같다”고 했다.
두려움과 응원은 고려대 밖 대학가에서도 논란거리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홍콩·중국인 학생과 이들의 지지에 반발하는 일부 중국인 학생이 서울대·연세대·한양대 등지에서 대립했다. 한국 학생이 캠퍼스 내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부착하면 시위에 반대하는 중국인 학생이 대자보·현수막을 망가뜨린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갈등은 고소로도 이어졌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번달 1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홍콩 민주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지만 번번이 철거됐다. 12일 경찰에 현수막을 훼손한 불상의 인물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갈등이 거듭되고 있지만 토론회 참석자들은 중국인 전체를 엮어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자보를 찢는 등의 행태는 일부 중국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13일 고려대 토론회에 참석한 연은정씨는 “지지 대자보를 훼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소수의 중국인은 우리에게 적극 지지 보내고 대자보 훼손시마다 우리에게 알려주면서 부끄러워했다”면서 “중국인을 일반화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한 중국 학생은 “중국 공산당 정부와 중국 사람을 분리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과 달리 많은 중국 사람은 중국 정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처럼 홍콩 민주화 지지하는 사람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토론회를 마친 뒤 학생·시민은 고려대 학생회관 앞에서 약식집회를 열었다. “홍콩 민주주의 학생 지지한다”는 문장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홍콩 시위를 응원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홍콩 시민을 향한 메시지를 담아 사진과 영상도 촬영했다. 노동자연대 측은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함께 홍콩 민주항쟁 지지의 뜻을 이어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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