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비상 걸린 디즈니… 스타워즈·아바타2·뮬란 줄줄이 연기
미국 할리우드 초대형 영화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가 시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흥행 대작들을 무더기 개봉 연기한다고 밝혔다.
2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중국 배우 유역비가 주연을 맡은 영화 ‘뮬란’ 개봉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뮬란’은 중국 남북조시대 여성 영웅 이야기를 다룬 동명 애니메이션(1998)을 실사로 옮긴 작품으로, 중화권 인기 스타인 유역비가 주연을 맡았다. 올해 3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퍼지면서 미국 전역 영화관들이 잠정 폐쇄되자 4차례나 개봉 일정을 미루다 결국 디즈니 개봉 예정작에서 아예 제외됐다.
유역비는 지난해 8월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쳐도 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What a shame for Hong Kong)’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려 각국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중화권 유명 배우를 기용한 중국색이 진한 영화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이 시기에 개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트 디즈니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지속된 코로나19 때문에 어떤 영화도 개봉 일정을 정할 수 없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효과적으로 영화를 개봉하려면 지금은 상영이 어렵다는 점을 주지해야한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개봉 예정이었던 작품 뿐 아니라 현재 제작 중인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 일정도 전면 재조정했다. ‘타이타닉’, ‘아바타’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제작하는 ‘아바타 2’ 개봉 시기는 내년 12월에서 2022년 12월로 밀렸다. 전작이었던 아바타는 인류와 외계 행성 주민 간 충돌을 그린 작품으로 2009년 개봉해 총 27억9043만 달러(약 3조4600억원) 수익을 올린 영화 역사상 두번째 흥행 대작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본인 트위터에 "내년 12월 (아바타) 속편을 선보이기 위해 제작해왔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일정대로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나보다 더 제작 지연에 실망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디즈니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스타워즈 후속 3부작 시리즈 가운데 첫번째 작품 출시 일정도 2023년 12월로 1년 연기했다.
WSJ은 "결국 코로나19가 잠잠해져야 하반기 영화 개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히어로물 마블 시리즈 가운데 한 작품인 ‘블랙 위도우’와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도 본래 예정대로라면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같은 대규모 멀티플렉스가 ‘뮬란’과 워너 브라더스의 ‘테넷’같은 블록버스터 영화 개봉에 맞춰 8월 중순 무렵 미국 내 재개관을 계획해왔다"며 "디즈니가 개봉 일정을 전면 조정하면서 파라마운트나 워너브로스 같은 다른 배급사도 연쇄적으로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항상 최고 흥행작으로 가득 찼던 미국 여름 극장가가 올 여름에는 잠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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