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민주' '인권'은 한총련 학생들에게 몇 번째 가치인가
1997년 한총련 출범식이 열릴 예정이던 대학에서 스물셋 선반 기능공이 경찰 프락치로 오인돼 맞아 죽었다. 한총련 학생들은 침낭으로 그의 몸을 감싸고 물을 뿌려가며 9시간 동안 구타했다. 의식을 잃자 코에 최루 분말도 넣었다. 학생들은 병원 응급실에 내다 버리다시피 하고 달아났다. 사인은 과다 피하출혈. 부검의는 '온몸의 근육과 지방이 뭉개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폭행을 말리는 학생에게 한총련 간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은 전쟁 상황이다. 인륜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80~90년대 대학가를 장악한 주사파 내부 행사는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만세 삼창과 "장백산 줄기줄기 피어린 자국"으로 시작하는 김일성 찬양가를 부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들에게도 북한의 권력 세습, 우상화, 인권 탄압에 대한 고민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의 적은 동지'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군사독재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며 북한의 야만에 침묵했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권력을 잡았다. 벌써 세 번째다. 그렇다면 이제는 '적의 적은 동지'라는 인식은 벗어나야 한다. 북한 정권의 야만에 대해서도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토록 민주·인권을 부르짖어온 사람들이 이상하게도 북한에 대해선 '민주와 인권의 예외 지대'로 인정해준다. '좋은 남북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남북 관계가 '민주' '인권'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북한만이 아니다. 홍콩 시민들이 중국의 폭압에 절규하고 있는데도 민주화 세력이라는 민주당은 지금까지 논평 한번 내지 않았다. 홍콩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지만 한국 운동권은 입을 닫았다. 대신 "중국과 운명을 같이하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한·중 경제 관계가 중요해서'라고 한다. 운동권이 '민주' '인권'보다 '경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권 인사들은 대북 전단을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한다. 전단 살포를 두고 '공유수면법 위반'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 북한 주민의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를 강제로 누르겠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은 정말 최고의 가치였을까. 아니면 권력을 잡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것일까.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이 그제 "홍콩 시민들도 인권과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나온 유일한 지지 발언이라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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